우리 대학은 그동안 다년가의 숙원인 교지의 확보와 신교사의 건축에 착수하게 되었다. 우리 국민대학이 현 위치에서 수업을 시작한지도 이미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 교사는 도심에 위치한 관계로 교통 기타 여러 가지 편리한 점도 없지는 않으나 무엇보다도 큰 결점은 교지가 협소하여 교사의 확장이나 학교 운동장을 확보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수년래 타처에 적당한 교지(校地)를 물색하게 되었고 마침내 정릉동에 적지를 얻어서 교지의 확보를 보게 되었다. 정릉의 신교지는 뒤로 준수한 산악을 지고 앞으로 시가를 내다 볼 수 있는 구릉으로서 정지와 운동장 등의 설치에 불소(不小)한 비용이 드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나 그 반면 변화 있고 다양한 대학의 건설에는 매우 호적한 여건을 구비한 곳이기도 하다. 원래 대학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하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라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수려한 산악과 굴곡 있는 계곡과 구릉이 많은 본 대학 교지는 이를 십분 살려서 설허(設許)하고 꾸민다면 이상적인 학교가 될 것은 틀림없다.
현재 정릉에는 우리 대학 교사 제1호관을 건립하기 위하여 3천여 평에 달하는 정지공사가 완료되었고 미구에 건축에 착수하리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우리 대학 이 정릉으로 완전히 이사하기 위해서는 제1호관과 같은 규모의 교사가 두동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고 장래에는 본관, 대도서관, 체육관 등 10동을 넘는 건무들이 있어야만 한다. 원래 대학의 건설이란 그 내용이 시대와 사회의 발전에 따라서 무한히 생성 발전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건설도 무제한으로 계속되어야할 성질의 것이므로 건설에는 종료라는 시점은 없다. 다만 모든 대학은 그 시대 사회가 당면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 교육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현실의 대학의 본무(本務)라고 할 것이다.
확실히 현재 위치의 우리 대학의 교사는 너무나도 비좁고 운동장이나 기타 대학교육에 최소한도로라도 필요한 제시설(諸施設)이 매우 빈약한 실정에 있는 것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하루빨리 넓은 자연 속에 충분한 교사가 마련되고 기타수업과 연구 자아도치에 필요한 시설이 완비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가장 큰 숙원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러한 시설이 마련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비록 오늘은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모든 불편을 참고 있기는 하지만 내일에는 기어코 이 희망은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물론 교육이 환경이나 시설만으로서 잘 되고 못 되고가 결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교육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시설만은 그것 없이는 참되고 올바른 교육을 할 수가 없을 것도 부인할 수 가 없는 엄연한 사실에 속한다.이제 우리는 먼 장래가 아닌 가까운 내일에 우리의 새로운 배움터가 훌륭하게 마련될 희망을 품고 있다. 적어도 현재보다는 월등하게 좋은 시설을 갖춘 신교사에서 수업과 연구가 추진되는 날이 멀지 아니하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의 불편과 부족을 참아 나가고 있다.
우리는 현 시점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다짐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대학이란 교사나 시설만 좋으면 그로서 이룩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우리들 스스로가 수업에 충실하고 연구와 독서에 전력을 다하는 참된 대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냉정히 재자각(再自覺)해야만 한다. 교양에 관한 또는 전문분야에 관한 알뜰한 독서나 연구는 물론이고 수업에 마저 착실하게 출석하지 아니하고서야 어찌 참된 대학생이라 할 수 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들 스스로가 알차고 참된 대학생이 되는 것이 급선무이고, 또 그러한 연후에 부족한 시설이나 불충분한 환경이 풍족하게 이루어졌을 때에 우리들의 기쁨은 한결 큰 것으로 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우리의 신교사가 재단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수재방조(袖才傍組)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힘과 정성을 모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적극 참여함으로서 우리의 희망을 스스로 달성하는 자세를 갖도록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는 우리 대학의 새 역사(力士)의 창조에 우리들 스스로가 참가하는 기쁨을 누릴 수가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설 / ≪국민대학보≫ 1969-05-29
